[웹소설] 제3화 나는 바람둥이다

 제3화 나는 바람둥이다

이 시간에 누가 찾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누구인지 홈모니터로 보니 웬 중년여성과 젊은 여자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A씨 집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을 열어주자마자 그녀들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A가 어디 있느냐 다그쳤다. 

황당하게 둘은 모녀인데, 알고 보니 같이 온 젊은 여자는 A와 같은 회사를 다니는 E라고 했다. 집에 왜 오셨냐니까 화가 난 목소리로 엄마 같은 여자가 A가 이혼할 테니 결혼하자고 꼬셔서 자신의 딸을 임신시켰다는 것이다. 


제3화-나는 바람둥이다


B는 무슨 이런 황당한 일이 있는가 하면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E는 같은 회사 홍보팀에 있는데 작년부터 교제를 했는데 A가 곧 이혼을 할 것이라면서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덜컥 임신을 했는데 A가 퇴사를 해서 연락도 안되고 어찌된 영문인지 집에 쳐들어 왔다고 한다. 

A는 E에게 자신은 불행한 결혼생활하고 있는데 부인과는 곧 이혼하여 정리한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E의 배가 많이 불러 있었다. E는 울기만 하면서 빨리 A를 자신에게 돌려 달라고 떼를 썼다.

B는 어이없는 일이라면서 자신도 A와는 일체 연락이 안되고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당신은 A와 불륜을 저지른 여자가 아니냐면서 따졌다. E는 B에게 이혼할 여자가 뭔 말이 그리 많으냐면서 어서 A가 있는 곳을 알려 달라는 것이다.

 A와는 자신도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돌아가라고 E에게 말하면서 집안을 뒤져보라고 했다. E씨 모녀는 A가 그곳에 거처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돌아갔다.

B는 혹시 내가 정신병에 걸린 것이 아닌지 또는 이게 꿈인지 헷갈렸다. 

그동안 나만 바라다보면서 산다고 그렇게 맹세했던 A에게 여자D는 누구고, 또 방금 왔던 여자 E는 또 무엇인가? 머릿속이 복잡해지다 못해 터질 것만 같았다. B는 마음에 안정을 찾고 싶었지만 당장이라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해 겨울이 다 되도록 A의 소식은 일체 없었다. 아무도 A에 대해 들은 바는 없었다. 

B는 경찰서에 가서 A의 실종 접수를 하고, 어쨌든 그에 대해 소식이 오기만 기다렸다. 경찰서는 나중에 성인이라서 실종처리는 안되고 이건 가출에 해당된다는 답변을 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적인 가정사이기에 경찰도 개입을 해서 풀어줄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아마도 A가 가출을 한 것이나 언젠가 집에 돌아온 것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줬다. B는 A가 혹시 자책감으로 어디에 가서 자살이라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렇지만 A로부터 이후에도 없었다. 누가 자살을 했다는 뉴스가 뜨면 섬뜩했지만 이것도 시간이 또 그렇게 흐르니 무덤덤했다.

세월은 참 빨리 흘러갔다. A가 집을 떠나고 그때 태어난 아이가 벌써 자라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B는 A를 잊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장 아닌 가장으로서 태어난 아이를 키우려 보니 B도 직장을 또 새롭게 얻고 살게 되었다. 

B는 한동안 직장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전에 다니던 직장의 친한 선배의 도움으로 서울을 떠나 전주에 정착해서 간신히 직장을 다닐 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A를 기다리지도 않고, 혼자만의 남은 여생을 조용한 지방 도시에서 그렇게 보낼 생각이었다. 

전주는 서울보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정취가 있고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힐링받을 수 있는 도시 같았다.

전주에 둥지를 새로 틀고 다니는 직장에서 B는 F라는 여성과 무척 친하게 되었다. F는 B보다 나이가 세 살 어렸지만, F가 B를 친언니라고 할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졌다. 일이 끝나면 가끔 둘 이서 호프도 한 잔 하고 저녁 시간을 보내는 때도 많았다. 그런데 F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F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 그리고 그녀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B는 F가 회사에서 하는 것을 봐서는 아주 정상적이고 착한 사람이기에 그녀의 사생활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F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몇 년이 될 때 쯤이었다. 그날은 유독 비가 많이 내린 날이었다. 퇴근하고 비가 오니까, 가까운 데 가서 둘 이서 소주나 한 잔 하고 가자고 F가 말했다. B는 뭐 날도 꾸리꾸리하니 또 그리고 퇴근길에 간단하게 한 잔 하고 집에 가면 잠도 잘 올 것 같아서 술을 그녀와 마셨다. 

그날 저녁에는 곧 그칠 것 같은 비가 왜 그렇게 많이 오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 더 내렸다. 우산을 쓰고 가도 비가 온몸을 적실 것 같았다. 술은 서서히 오르고 집은 가야겠고, B는 F에게 이제 그만 자리를 뜨자고 했다. 그런데 F는 그날 저녁은 자기가 먹자고 했으니까 계산을 자기가 하고 조금 더 있다 간다고 했다. 그래서 물었더니 누가 자기를 집에 데려다준다는 것이다. F가 갑자기 부러워졌다. 

이럴 때 나도 누가 집에까지 데려다줄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냥 호기심에 물었다.

"누구, 애인이야?, 아니면 남편"

"언니, 저를 정말 사랑하는 남자야! 나중에 기회되면 소개해 드릴 테니 오늘은 먼저 가요"

F는 자신을 데리고 갈 남자를 아직은 밝힐수 없다는 듯 머뭇거렸다. B는 F가 자신의 남자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을 억지로 그 남자를 보겠다는 것도 그래서 먼저 자리를 일어섰다. 그리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음식점을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다 자신이 나온 식당을 뒤돌아 봤다. 

음식점 앞에 차를 세우고 허겁지겁 뛰어 들어가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 F의 남자인가, 멋진 놈이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 여자도 배려를 참 잘해주네!"

B는 갑자기 F의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이 발동해서 그냥 먼발치에서 파란불이 들어왔지만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잠시 지켜봤다. 비가 많이 내리기에 우산을 둘 이서 쓰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는데, 우산에 가려서 얼굴은 보이지가 않았다. 

B는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보려고 몇 걸음 옮겼다. 그때 F의 남자는 뒤돌아서 우산을 접고 차에 타는 것이 보였는데, 걷는 동작과 뒷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들었다. 우연일까? 아니면 내가 술에 취해서 그런 느낌이 든 것일까? B는 F가 탄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음 날 출근하여서 F에게 해장으로 모닝커피를 한 잔 하자면서 잠시 대화를 가졌다. F는 은근하게 자신의 남자를 자랑했다. 지금 그 남자는 사실 '동거남'이며, 같이 살고 있다고 했다.

F는 그 남자와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혼 관계라 했다. 그래서 창피해서 사실 말하고 싶지 않은데 B가 친언니 같아서 털어 논다고 했다.

그 남자는 아주 오래전에 우연하게 이곳 전주에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한 5년전에 전주 어느 막걸릿집에서 옆 테이블에 혼자 막걸리 먹는 남자였는데 자신과 눈이 마주쳐서 연락처를 주고받았는데 알고 보니 참 불쌍한 남자였다고 한다. 

그 남자는 부인의 모진 학대에 못 이겨서 그만 이혼절차도 못 밟고 몸만 빠져나와서 일용직으로 전전하다 보니 전주까지 왔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 다녔던 사람이었고 부인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홀로 전주에 왔다는 것이다.

F는 자신의 남자에 대해 극찬을 했다. 사실 그만한 남자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저녁마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하고, 자신의 은행통장도 모두 그 남자가 관리를 잘 해주고 주식관리도 해줘서 수익도 엄청 늘어나서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남자와 같이 동거를 하고 사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슬쩍 밤일도 엄청 잘해서 자신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살짝 얼굴도 붉혔다. 

"언니, 그 남자 참 불쌍한 사람이냐, 얼마나 여자가 못됐으면 집도 뛰쳐 나오고 직장도 그만두고 지방으로 도망쳤겠어"

"내가 그 사람이 어느 대학교 나왔는지도 봤는데, 그래도 명문대 경영학과야, 나는 고작해야 지방대 나왔는데, 그 사람은 학력에 대한 편견도 없어."

F의 말을 구구절절 들어보니 참으로 세상이 허무했다. 어떤 년은 남편이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면서 씨나 퍼트리고 바람을 피우는데, 어떤 년은 또 이렇게 남편은 아니지만 착한 남자를 만나서 살고 하는 생각이 일순간 들었다. 

F는 자신의 남자에 대한 자랑에 너무 오버를 했는지 말이 나온 김에 오늘 저녁에 같이 자기 남자의 얼굴을 보여준다고 했다. 아마도 정말 자랑하고 싶었던 것인가 보다. 그러면서 F는 그 사람이 워낙 학력도 빵빵하니까 주변에 좋은 남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언니에게 소개해 줄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하면서 여운을 남겼다.

저녁 무렵에 직장과 가까운 일식집에서 F와 그리고 F의 남자를 만나기로 시간을 잡았다. 남의 남자를 보는 것이 뭐 이제는 젊은 시절과 같이 호기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동생 같은 F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게 B의 심정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F는 B와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음식점으로 향했다. 예약된 방으로 안내를 받아서 들어갔는데 아직 F의 남자는 오지 않았다.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를 주차하기가 힘들어서 저쪽 건너편에 차를 세우고 올 테니 10분 늦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전화기 넘어서 들리는 목소리가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다. 

누구였지? 

내가 또 착각하는 것인가? 하는 아리송한 생각만 오갔다.

식당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나갈때, 드르륵 문이 열리면서 모자를 눌러쓴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들어오면서 바로 "자기야, 늦어서 미안해,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모자를 벗었다. 나는 순간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나를 떠나서 연락이 없던 A였다. B는 도저히 지금 이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들고 있던 물컵을 떨어트리고 말을 더듬었다.

"당신이 여기.... 어떻게"

To Be Continued By C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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