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제6화 나는 바람둥이다

제6화 나는 바람둥이다

A는 어제 샤워를 하고 잘 씻었는지 아침에 보니 어젯밤보다는 훨씬 깔끔해 보였다. A는 젊었을 때부터 단정한 것이 그의 매력이었다. 사실 A는 미남은 아니다. 그냥 그럭저럭 같이 다니면 멀끔한 스타일의 모습이 오히려 좋아 보였던 것이다. 

B는 A를 그냥 나가라고 할까 하다가, 자신이 아침밥을 차려주기도 뭐 하고 A의 옷도 더러워 보여서 일단 해장국이나 사주고 춥지 않게 잠바라도 하나 사줄 생각을 했다.

B의 마음은 사실 정말 착했다. 

A가 미웠지만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자신의 앞에 나타나서 잘못을 빌고 오십이 훌쩍 넘어서 보니 그냥저냥 안타까운 마음만 있었다.


나는바람둥이다


A는 해장국을 허겁지겁 게 눈 감추듯이 먹었다. 

아주 오랜만에 뜨끈뜨끈한 아침 식사를 했다는 것에 만족해 하며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B는 A의 그러한 표정을 좋아했다. 정말 A의 해맑은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마음이 한편으로는 놓였다. 그리고 가까운 쇼핑센터로 가서 따뜻한 잠바와 두터운 바지, 신발 등을 A에게 사줬다. 

A는 아침밥을 배부르게 먹고 새 옷을 얻어 입었다는 것에 너무 기쁜 표정을 지었고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이 아이처럼 굴었다. B는 A에게 그래도 자신이 해 줄 것은 '이 정도면 됐어'라는 생각을 했다. 

A를 이제는 가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차마 그 말이 목소리로 나오지 않음을 B는 깨달았다. A는 물끄러미 B의 얼굴만 바라다보았다. 만일 누군가 이 둘의 모습을 보았다면 마치 엄마가 짜장면 한 그릇 사주고 고아원에 아이를 맞기려는 것 같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B는 주차장에서 그냥 우두커니 서 있는 A를 바라만 보았다. 햇빛이 비치면서 눈이 조금부시지만 깔끔하게 새 옷을 입은 A는 이제 허름한 노숙자의 모습이 아니라 희끗한 머리카락이 오히려 돋보이는 중년의 말끔한 남자였다. 

차마 A를 버리고 B는 그 자리를 돌아 설 수 없었다. A는 그러한 B를 보고 말했다.

"이제, 나 당신 앞에 나타나지 않을께, 내가 지은 죄를 평생 속죄하면서 살 거야"

이 말을 듣자 B는 그냥 눈물만 나왔다. 

이 사람이 천성이 나쁜 남자라서 나를 속썩인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B는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서 있다가 A에게 그냥 자신의 차에 다시 타라고 하면서 집으로 가자고 했다. 

A는 그래도 염치가 있는지, 자신이 이제 할 말은 했으니 그냥 노숙생활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냥 자신이 홀몸으로 이리저리 떠돌다 죽을지도 모르지만 혹시 자신이 죽으면 그래도 어느 양지바른 한편에 묻어 주거나 납골당에 처리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자기도 알고 있지만 딸에게는 아빠의 존재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아빠의 역할도 못했고 딸에게는 얼굴을 보이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딸에게는 자신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B는 이런 말을 듣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A의 과거가 어떠했든, 무엇을 잘못했든 그냥 전부 다 안아주고 싶었다. 자신도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A에 대해 미워할 것도 없고 과거의 바람폈던 허물을 물어서 무엇하는가 하는 마음 뿐이었다. 

B는 돌아서는 A의 소매 끝을 붙잡고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고 차문을 열고 그를 태웠다. 운전을 하면서 B는 더 이상 A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서 그가 잘못했다는 말만 반복해서 듣는 것이 싫었다. 

그냥 바람이나 쐬면서 드라이브를 하면서 A를 옆에 두고 마음을 다스리고 싶었다. A도 역시 그러한 생각이었을까? 계속 차를 타고 가면서 이제 그는 자신의 잘못을 더 말하지도 않았고 변명도 하지 않고 과묵하게 있었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서 내린 곳은 공주의 '마곡사'였다. 

그와 같이 마곡사를 거닐었다. 마곡사는 B에게 있어 마음의 안식처이자 그녀의 마지막 쉼터와 같은 곳이었다. 

B는 자신에게 어려운 일이 있거나 마음이 힘들 때 마곡사에서 며칠을 머물면서 템플스테이를 했었다. 마곡사에 들린 것은 B가 A를 용서해 주고 자신을 다스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마곡사 대웅전에서 B는 부처님께 100배를 올렸다. A도 자신의 과거를 부처님께 용서받으려 하는 듯 따라서 같이 100배를 올렸다. 이것으로서 과거의 잘못은 다 내려놓고 이제 남은 인생을 그냥 살면 되는가 싶었다.

B는 마곡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저녁이 다 되어 갈 무렵 집으로 A를 태우고 왔다. 

역시 집으로 오면서도 A와 B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무언'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용서를 구한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니 B는 정말 무척 피곤했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B는 집에 오자마자 씻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는 A에게는 현관 입구에 있는 빈방에서 자라고 했다. 

B의 집이 크다 보니 빈방이 있는데 평소에 깔끔하게 관리를 해서 A가 묵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찌 보면 A는 길거리 노숙자에서 하루아침에 방에서 잠을 자는 점잖은 중년의 신사가 된 것이다. 

B가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주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To Be Continued By C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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